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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이상학 4강. 시간의 철학

"지금"은 세계의 특징인가, 아니면 "여기"처럼 말하는 사람의 위치를 가리키는 꼬리표일 뿐인가.

풀고 시작

문제 1. 맥타가트의 구분에서 "2026년 광복절은 1945년 광복보다 81년 뒤다"라는 진술이 속하는 계열은?
💡 B계열은 "보다 앞선다, 보다 뒤다"라는 사건 간 관계로 시간을 기술하며, 이 관계는 영구적이라 진술의 진리값이 화자의 시점에 따라 바뀌지 않는다. A계열 진술은 "광복은 과거다"처럼 과거·현재·미래 규정을 쓰고 시점에 따라 참·거짓이 달라진다.

아무도 묻지 않으면 아는 것

아우구스티누스는 『고백록』 11권에서 이렇게 썼다(중세철학 1강). "그렇다면 시간이란 무엇입니까. 아무도 내게 묻지 않으면 나는 압니다. 그러나 묻는 이에게 설명하려 하면 나는 모릅니다." 그는 과거와 미래가 "있다"고 말하기 어렵다는 데서 출발해, 시간을 정신의 팽창(기억, 직관, 기대)으로 읽는 내면화의 길을 갔다. 현대 시간 철학은 이 물음을 이어받되 무대를 바꾼다. 논리적 분석과 물리학이 새 심판으로 들어온 것이다.

맥타가트: 시간은 실재하지 않는다

맥타가트(J. M. E. McTaggart)의 1908년 논문 「시간의 비실재성」은 이 분야의 출발점이다. 그는 사건을 시간적으로 배열하는 두 방식을 구분한다. A계열은 사건을 과거, 현재, 미래로 규정하며, 이 규정은 흘러간다(미래였던 것이 현재가 되고 과거가 된다). B계열은 "보다 앞선다, 보다 뒤다"라는 고정된 관계만 쓴다. 논증은 두 단계다. 첫째, 시간의 본질은 변화인데 B계열만으로는 아무것도 변하지 않으므로(사건 간 앞뒤 관계는 영원히 그대로다), 시간에는 A계열이 본질적이다. 둘째, 그런데 A계열은 모순이다. 모든 사건은 과거이고 현재이고 미래인데, 이 셋은 양립 불가능한 규정이다. "차례로 갖는다"고 답하면, 그 "차례"를 설명하는 데 다시 A계열이 필요해 순환 혹은 무한 후퇴에 빠진다. 결론: 시간은 실재하지 않는다. 후대는 결론 대신 논증의 두 전제를 나눠 가졌다. A계열이 근본이라고 보는 A이론가는 둘째 전제를 거부하고, B계열로 충분하다는 B이론가는 첫째 전제를 거부하며 "흐름"을 화자 시점의 지표사("지금"은 "여기"와 같은 꼬리표)로 처리한다.

현재주의 대 영원주의, 그리고 물리학의 압력

존재론(1강)의 언어로 물으면 이렇다. 무엇에 양화할 것인가.

입장 존재하는 것 난점
현재주의 현재의 사물뿐 과거 진술의 진리제조자, 상대성과의 충돌
영원주의(블록우주) 과거·현재·미래의 모든 사물 흐름과 "지금"의 특별함을 설명해야 함

현재주의(presentism)는 소크라테스도 22세기 화성 기지도 존재하지 않고 오직 현재만 있다고 본다. 상식의 편이지만, "소크라테스는 독배를 마셨다"를 참으로 만들어 줄 존재자가 없다는 진리제조자 문제를 안는다. 영원주의는 모든 시점의 사물이 동등하게 존재하며 우주는 4차원 블록이라고 본다. 여기에 물리학이 가세한다. 특수상대성이론에서 동시성은 기준틀에 상대적이다. 나에게 동시인 두 사건이 다른 관찰자에게는 동시가 아니므로, 우주 전체를 가로지르는 객관적인 "지금"의 단면은 없다. 퍼트넘 등은 이로부터 영원주의가 물리학의 귀결이라고 논증했다(리트다이크-퍼트넘 논증). 현재주의자의 반론도 있다. 상대성이론은 특권적 기준틀의 부재를 증명한 것이 아니라 탐지 불가능성을 보였을 뿐이며, 형이상학이 현행 물리학 해석에 인질로 잡힐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이 반론의 대가는 물리학과의 마찰 비용을 지불하는 것이다.

시간여행과 할아버지 역설

블록우주에서는 시간여행이 적어도 논리적으로 숨 쉴 자리가 생긴다. 표준 반론이 할아버지 역설이다. 내가 과거로 가서 젊은 할아버지를 죽이면 나는 태어나지 못하고, 그러면 죽이러 갈 수도 없다. 루이스(David Lewis)는 1976년 「시간여행의 역설들」에서 이렇게 푼다. 시간여행자는 할아버지를 죽일 수 있다(총도 있고 실력도 있다는 의미에서). 그러나 죽이지 않는다. 과거는 단 하나뿐이고, 역사에는 이미 그가 실패한 사실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할 수 있다"는 어떤 사실 집합을 고정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맥락 의존적 말이므로 모순은 없다. 총이 하필 불발되는 식의 우연들이 반복되는 그림이 기이하다는 반론이 남지만, 기이함은 불가능성이 아니라는 것이 루이스의 응수다. "할 수 있다"의 이 분석은 3강의 자유 논쟁과 닿아 있고, 가능성 개념 자체는 5강에서 정면으로 다룬다.

인출 문제

문제 1. 맥타가트가 A계열이 시간에 본질적이라고 본 이유는?
💡 사건 간 앞뒤 관계는 영원히 고정되어 있으므로 B계열만으로는 변화가 없고, 변화는 미래였던 것이 현재가 되고 과거가 되는 A규정의 이동에서만 나온다는 것이 첫째 전제다. 맥타가트는 여기에 A계열의 모순을 더해 시간 비실재를 결론지었다.
문제 2. 현재주의의 진리제조자 문제란?
💡 소크라테스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소크라테스는 독배를 마셨다"는 무엇 덕분에 참인가. 영원주의는 과거 사물을 존재 목록에 올려 쉽게 답하지만, 현재주의는 과거 지향적 사실이나 세계의 현재 상태에서 근거를 찾아야 하는 부담을 진다.
문제 3. 특수상대성이론이 현재주의를 압박하는 지점은?
💡 현재주의는 "지금 존재하는 것"의 목록을 요구하는데, 상대성이론에서는 무엇이 지금인지가 관찰자의 운동 상태에 따라 달라진다. 퍼트넘 등은 이를 근거로 모든 시점의 사건이 동등하게 실재한다는 영원주의를 옹호했고, 현재주의자는 탐지 불가능한 특권적 기준틀로 응수한다.
문제 4. 할아버지 역설에 대한 루이스의 해결의 핵심은?
💡 루이스는 단일한 과거를 유지한 채 역설을 푼다. 능력과 실력 기준으로는 죽일 수 있지만, 역사 전체를 고정하면 실패가 이미 포함되어 있으므로 죽이지 않는다. 평행 우주 해법은 별개의 노선이며 루이스의 답이 아니다.

생각해볼 질문 (정답 없음)

  • 블록우주가 참이라면 죽음의 의미는 달라지는가. 과거의 나는 지금도 "그곳에" 존재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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